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대운산(대운천) 모니터링 종합(4)/ 산림청의 존재이유?

질고지놀이마당 2019. 10. 13. 23:29

산림청은 어떤 기관일까?

환경운동에 한발만 걸치고 있었을 때까지는 산림청에 대한 이미지는 정부 기관중에서 가장 좋았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 고마운 기관, 모든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환경운동에 두발을 다 들여놓으면서 이처럼 좋았던 이미지가 깨지기 시작했다.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 일대에 18ha가 넘는 산림을 재선충 방재를 이유로 싹 베어버린 모습을 보면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되었다.

재선충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어보였기 때문에 재선충을 효과적으로 방재하기 위한 모두베기는 궤변으로 보였다.


그런데 대운천 일대의 사방사업과 하천 정비사업을 보면서 조금 남아있던 '그래도 산림청인데' 하는 기대조차 산산이 깨져버렸다.

산림청에서 조성한 아담한 규모의 국립대운산 치유의 숲



대운산 치유의 숲이 자리한 계곡은 대운천 본류에서 중간에 오른쪽으로 갈라진 큰골이라는 골짜기다.

큰골에서 흘러내리는 지천도 제법 깊고 숲과 계곡이 울창하다.

이 골짜기 답사 사진은 밑에서 상류로 올라가면서 찍었지만 편집은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오는 역순으로 배치했다.


콘골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 좌우로는 '명품숲'이라고 부르는 명성에 어울리게 울창한 굴참나무 숲이 빼곡히 이어진다.





큰골 상류에서부터 하류로 내려오면서 자연하천 풍경이다.

바위와 돌들이 지천안 골짜기를 따라서 명경지수 계곡물이 힘차게 흘러내린다.


크고작은 소를 이루기도 하고, 작은 폭포처럼 낙차를 이루는 암반구간도 있다.









참으로 태고적부터 이어져 온듯한 자연하천 그대로의 모습이다.









자연하천은 여기까지에서 멈춘다.

인간의 손길, 인공적인 축대가 시작되는 곳이다.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돌과 토사를 막아주기 위한 사방댐을 경계로 상류는 자연하천, 하류는 인공하천으로 변한다.

그리고 이곳 사방공사 및 하천 정비와 산책로 조성은 산림청에서 담당했다.


사방댐은 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어서 상류에서 떠내려 온 토사를 효과적으로 막아주고 있었다.

아래 여러장의 사진이 사방댐 상류의 모습이다.




사방댐을 중심으로 왼쪽은 인공하천이 시작되는 하류이고, 오른쪽은 토사가 쌓여있는 상류다. 



사방댐 아래는 돌맹이 하나없는 암반층이며 경사도가 가파르다.

상류에서 떠내려 온 토사를 사방댐에서 효과적으로 막아준 것일수도 있지만

급류로 변하다 보니까 인공하천 구역에는 돌도 바위도 남아있지 못하고 깨끗하게 씰려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경사를 이루는 하천 바닥은 암반만 드러나 있다.



암반이 아닌 구간은 하천바닥을 목욕탕 바닥처럼 싸발랐다.

울주군에서 시공한 하천정비 방식은 알고보니 산림청의 공사방식과 똑같은 것이었다.

어쩌면 이렇게나 똑같은지 시공한 업체가 같거나, 산림청과 울주군의 공무원들은 이런 하천정비 방식을 표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사가 떠내려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유속이 빠른 경사구간은 다 떠내려가고, 하천바닥이 평지를 이루는 구간에는 쌓이고 있었다.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목욕탕 바닥처럼 시공한 인공하천 바닥이다.






그리고 평지를 이루는 구간에 쌓이는 토사







산림청은 치유의숲을 조성하면서 친절하게도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위해 휠채어를 타고 하천을 건널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


참으로 감동적인 시공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얼마나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산림청에서 조성하고 정비한 대운천 큰골 계곡은 날카롭고 삭막하다.



축대 하부 기초가 파여나간 곳이 부지기수다.

급류를 이루는 바닥은 암반만 남고 잔 자갈은 다 떠내려 갈 수밖에 없다.   






안전과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치유의 숲'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인공적인 산책로가 대부분이다.

심신의 치유(안정 또는 휴식)를 위해서 심산유곡 자연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과도한 배려(?)는 자연에게도 인간에게도 어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