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편집방/가족전용방

2021년 합동벌초 딸 가족 화보 및 살아있는 자연

질고지놀이마당 2021. 9. 8. 13:17

2021. 9. 4. 갬/ 늦장마처럼 여러날 비가 오다가 용케 개인 주말

비가 오면 일을 하기 어렵고, 햇볕이 나면 무더울텐데 비가 개이고 구름이 적당히 끼어있어 벌초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벌초작업을 마칠즈음 도착한 딸 가족이 조상님 묘지도 둘러보고 미리 성묘를 하는 모습을 화보로 담았다.

2010년도에 국제결혼을 했는데 한국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훨씬 길어서 나로서는 다행스럽고 고맙기 그지없다.

지금도 국내에서 생활하는 중이라서 한번 다녀가라고 했더니 착하게도 아이들 데리고 와 준 것.^^

할어버지가 태어나고 어린시절 자랐던 고향마을 옛집터도 방문했다.

담벼락에 붙여있는 신주소는 질신길 19- 1

초가지붕이었던 옛집은 흔적이 없고 건물 위치도 바뀌었다.

본적에 기재되어 있는 옛 주소는 보은군 수한면 질신리 182-1이다.

한때는 80여 가구, 국민학교 취학아동만 1백명이 넘던 마을은 도시로의 인구유출과 고령화로 적막강산처럼 변했다.

마을 중심이었던 자리라서 마을회관이 지어졌고, 어르신들 운동기구를 본 아이들은 놀이터 대신 신이났다.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이 사라진 시골마을에 아이 셋이 한참을 떠들며 소란을 피우는데도 지나치는이가 하나도 없다.

코로나 19 상황이 마음 쓰여서 벌초하러 왔던 형제자매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뒤에 묘지를 둘러보는 중

 

아이들이 사뿐히즈려 절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할아부지의 마음이 어떠할지 상상해 보시길~ㅎㅎ

아이들이 큰절을 한 다음에 반절을 하는 귀여운 모습을 실수로 날려버리고 이 사진만 남았다. ㅠㅠ

만 다섯살짜리 손주가 저 비석아래 뭐가 묻혀 있느냐고 묻는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잠시 궁리를 하는 사이 날아온 질문은 "해골바가지가 있는거야?"

사위의 눈에도 산수가 수려한 이곳이 마음에 들었을까?

풍수지리를 따지던 전통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개념은 이해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를 감동시킨 한마디가 있었으니...

"아빠, 나중에는 누가 이 묘지를 관리해요?"

"뭐 엄마 아빠 죽고나서 아들과 딸이 관리를 해주면 고맙지만 그때가면 누가 할지 모르지"

"아, 그래요? **형이 안하면 내가 관리 할께요"

"허허~~"

얘네들이 한국에 살고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미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그렇지만 사위의 그 말은 실천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상관없이 나에게 흐믓한 감동을 주었다.

이번에는 딸 내외의 성묘

 

시골 밤길에서 만난 멧돼지

도망을 가지않고 '눈을 부시게 하는 너는 뭐냐?' 라는듯 왔다리 갔다리~ㅎㅎ

헤드라이트에 비친 모습을 폰카로 찍었다.

하늘에 잠시 연출된 무지개

밀림처럼 우거진 풀섶을 베어내는 중에 발견된 낡은 새집

가을 초입이어서 빈둥지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갓 태어난 새끼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부디 잘 자라서 창공을 훨훨 날아가길~~~

가족묘지를 조성하면서 갖다 놓은 컨테이너 안에서 자면 되는데 별밤 하늘이 너무 좋았다.

하여 새벽이슬 맞는 것을 아랑곳 하지않고 연 이틀간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올려보며 잠을 잤다. 

 

남들은 무섭고 심심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나 천만에말씀

밤하늘 별 사진찍기 놀이를 밤중에도 해보고 새벽에도 해보고...

살아가면서 이런 기회를 얼마나 또 만들 수 있을까? 

 

비박 첫날의 별밤

첫 비박을 한 다음날 아침 여명

비박 둘쨋날 새벽의 별사진 찍기 놀이을 날이 밝아올 때까지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