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폐기물 불법매립 현장 고발

질고지놀이마당 2022. 1. 3. 16:08

비양심 사업자보다 엉터리 행정으로 불법을 조장 비호하고 면죄부를 주는 행정이 더 문제

 

해당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에서 건설폐기물 불법매립 의혹을 제기하고 지역 언론에서 이를 대서특필하자 단체장이 언론기자 및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 입회하에 굴착조사를 지시한 것은 적극행정이었다.

하지만 굴착조사 과정에서 담당과장과 군수가 보인 입장은 오히려 행정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는 꼴이 됐다.

 

2021. 9. 27 울주군 삼동면 출강리 매립현장에서 건설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에 대한 굴착조사를 진행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에서 제기한 폐기물 불법매립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기까지는 불과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약 1만평에 이르는 매립지를 덮은 '괜찮아 보이는' 표토를 굴삭기로 불과 1m쯤 파냈을까? 

썩은 냄새와 기름 냄새가 뒤섞여 악취가 진동하는 시커먼 흙이 쓰레기와 함께 묻혀있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굴착조사 현장에 입회한 울주군 환경자원과장은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성분조사를 해서 문제가 없으면 법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했다.

즉, 성분조사 결과 문제가 없어서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굴착조사를 지시한 울주군수도 언론기자들 앞에서 "불법으로 밝혀지면 행정적으로나 법적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안되면 군에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상위 법이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환경자원과장은 1차 굴착한 곳에 반입된 토사는 아파트 공사장 기초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이어서 뻘도 섞여있기는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주민과 환경단체가 제기한 건설폐기물이 반입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현장에 입회한 언론 기자와 주민, 환경단체 관계자 누가 봐도 이곳에 매립해선 안되는 부적합한 토사라고 생각하는데도 법적으로 문제가 안된다는 궤변에 더하여 '당신들이 주장하는 건설폐기물이 아니다'라는 반론이었다.

 

그래서 굴착을 하지 않아도 건설폐기물이 지천으로 드러난 매립장 하단을 보여줬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구성 성분의 2/3 이상이 잘게 부순 콘크리트 조각이고 각종 이물질 쓰레기가 뒤섞여 있다.

머쓱해 하는 환경자원과장에게 공개 질문을 했다.

필자 "지금 보이는 이런 물질을 이곳에 매립해도 됩니까?"

과장 "안 됩니다. 이건 매립장으로 가야합니다."

필자 "그럼 울주군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요?"

과장 "육안으로 보기에는 건설폐기물로 보이지만 법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려면 공인 기관에서 발행하는 성분분석 보고서를 가지고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업자들이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건설폐기물을 인정하기도 부인하기도 난감해진 울주군수가 환경자원과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군수 "당장 시료채취해서 성분분석 의뢰 하고, 만약 불법으로 밝혀지면 강력한 조치를 취하세요"

시료채취 할 준비가 미쳐 안되어 있어서 비닐봉투 몇 가를 가져다가 맨 손으로 시료를 쓸어 담았다.

채취한 시료에 대한 봉인 및 입회인 서명을 할 준비도 안돼 있어서 확인은 입회한 언론기자들 카메라가 있으니 그것으로 갈음하고, 봉인이 안된 것은 환경단체가 보건환경연구원에 접수하는 것까지 동행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울산보건환경연구원의 결과 통보가 나오기를 일각이여삼추로 기다린지 약 3주가 지난즈음

지역언론에서 일제히 '중금속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불검출로 문제 없음이 밝혀졌다' 는 논조로 보도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는 성분조사 결과통보를 받지 못하고,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다.

더욱이 성분조사란 것이 엉뚱하게도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했다는 것과 그걸 가지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까지 내렸다니 황당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굴착조사 현장에서 시료채취를 통한 성분분석을 의뢰하는 것에 대해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는 당연히 건설폐기물인지 여부를 공인기관을 통해 확인하는 절차라고 생각했다.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라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공인기관에 의해 확인을 받아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였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울주군수도 그렇게 알고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울주군 환경자원과 공무원들이 의뢰한 것은 너무나 생뚱맞게도 중금속 오염도 조사였고, 중금속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매립토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까지 내려서 언론에 알린 것이었다.

아~! 이쯤되면 사업자의 편법과 비양심이 문제가 아니라 담당 공무원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었다.

 

팩트 1. 울주군에서는 건설폐기물 여부를 중금속 물질 성분조사로 판단한다?

팩트 2. 뻘흙이든, 온갖 쓰레기가 뒤섞인 건설폐기물이든 중금속 물질만 기준치 이상 검출되지 않으면 문제없다?

결론. 울주군에서는 청정지역 어디든 출강리 매립현장과 같은 건설폐기물을 가져다 매립해도 합법이다.

 

이게 말이 되냐고라!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울주군의 업무처리를 보면서 사업자 보다 담당 공무원이 더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윤추구를 우선하는 사업자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겠지만 그걸 사전에 예방하고 지도 감독을 해야 할 공무원이 오히려 불법 편법을 조장 비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출강리 매립현장에 대한 인허가 과정부터 지금까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최초 승인 시점부터 변경승인을 한 날짜 및 매립 면적과 반입토사 허가량, 그리고 반입 토사의 출처와 성분조사를 한 기록에 대해서.

한 달을 기다려서 받은 정보는 고작 허가한 매립지 지번과 면적, 총 반입량 뿐 알고자 하는 정보는 없었다.

 

재차 구체적인 내용을 요구하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 받은 자료도 극히 제한적이었지만 유의미한 문제점 몇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최초 허가당시 허가면적(약3만 제곱미터)  대비 반입토 허가량(약 15만 입방미터)을 보면 평균 5m 높이로 성토할 수 있는 분량이다. 관광농원을 조성하겠다는 허가 신청인데 농지 성토에 적용되는 2m 높이를 2.5배 초과하는 허가를 내 준 것이다. 이쯤되면 농원 조성을 위한 성토가 아니라 처음부터 매립장을 염두에 둔 허가였던 셈이다.

 

둘째, 변경허가를 통해 매립 면적은 그대로지만 매립토 분량은 약 24만 입방미터로 늘어났다. 그런데 현재 매립된 현장을 보면 지대가 낮은 곳을 매립한 높이는 약 40~50m에 이른다. 경사가 진 것을 감안하여 평균 매립 높이를 약 15m로 잡더라도 이곳에 매립한 토사 분량은 허가량의 두 배 가까이(약 45만 입방미터) 된다는 추산이다.

최초 허가도 최대치의 두 배를 내줬지만, 최종 허가분량의 약 두 배 분량이 매립되었다는 것은 허가만 내주고 업자가 알아서 하도록 일임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셋째, 이렇게 많은 분량의 매립토를 여러 곳의 공사현장으로부터 반입하도록 허가를 했으면서 시료를 채취하여 성분조사를 한 기록이 한 차례도 없었다. 단 한번도 성분 분석 조사를 한 적이 없음에도 환경자원과장과 울주군수는  언론기자들 앞에서 성분조사 결과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울주군 담당 공무원들은 불법 폐기물로 의심되더라도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해서 검출되지 않으면 면죄부를 주는 엉터리 행정을 집행한 것 말고도 지금까지 취한 인허가상의 조치만 보더라도 정상적인 업무처리에서 벗어난다.

폐기물 불법매립이 기승을 부리는 울주군에서 폐기물 불법매립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문제를 제기해도 불법 매립을 비호하는 듯한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인다.

필자가 끝까지 추적해서 책임을 묻겠다는 이유다.

 

앞서 포스팅한 현장답사 보고서

제보민원 답사보고서/ 삼동면 출강소류지 뒤덮은 쓰레기 (daum.net)

 

제보민원 답사보고서/ 삼동면 출강소류지 뒤덮은 쓰레기

답사한 날 :2021. 9. 2. 목. 흐림 답사자 : 제보한 마을 주민과 필자 공사업자와 울주군 담당 공무원에게 미리 하고싶은 말이 있다. "당신들 양심적으로 인정하고 시정조치를 하겠다면 나도 협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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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면 출강소류지 뒤덮은 폐기물 쓰레기 동영상 (daum.net)

 

삼동면 출강소류지 뒤덮은 폐기물 쓰레기 동영상

2021. 9. 2. 목 동영상 화보를 소개한다. 출강소류지 수면은 온갖 폐기물 쓰레기로 뒤덮였고 상류 하천물이 유입되는 소류지 상단은 매립장에서 쓸려내려 온 토사로 인해 자갈밭으로 볕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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