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손학규 대표

손학규 후보의 선대본 해체소식을 접하고

질고지놀이마당 2007. 9. 21. 21:51

(손학규 후보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린 글입니다.)

 

저는 울산에서 손학규 후보 경선승리를 위해 뛰고 있는 이상범이라고 합니다.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시의원과 구청장을 지냈던 사람이 탈당해서 손학규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실만으로 뉴스거리가 되었지요.

 

소위 '경선캠프'라는 이름의 지역연락소에 합류한지 약 20여일.

선거문화가 전혀 다른 지역 선거캠프에서 지켜 본 손학규 후보는 기성 정치판과는 아주 다른 지도자였습니다.

 

경선캠프를 드나드는 '지역책임자'라는 사람들 중에는 중앙선대본의 '지원'이 없다고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지칭하는 '지원'이란 다름아닌 선거운동을 위한 지원금이었습니다.

 

그런데 손학규 후보 캠프는 내 눈으로 봐도 너무나 돈이 없었고, 당연히 돈의 힘으로 움직이는 조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교통비나 식사비 등 실비도 지원하지 못하는 형편이니까  운동원들의 볼멘소리가 이해가 되면서도 손 후보를 돕겠다는 사람들이 이래서야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원봉사자가 아니었으며, 오랫동안 기성 정당의 선거문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니까 무리는 아니었지요.

 

그렇게 얼기설기 꾸려진 지역의 경선캠프 실력이란 애시당초 뻔한 것이어서 전국에서 첫번째로 치러진 경선결과는 참패였습니다.

 

경선 투표를 앞두고 지역 책임자인 저는 지역 책임자들이 단 몇대의 차량이라도 지원해달라는 건의를 묵살하고 자발적으로 해결하라고 했습니다.

 

캠프에서의 차량지원이란 곧 돈이 들어가고 조직동원이라는 생각에 부정적이었습니다.

투표할 의지만 있다면 차가 없어서 못 갈 사람은 거의 없다. 혹 그런 경우는 이웃끼리 카풀로 해결하면 된다는 것이 저의 상황인식이었습니다.

 

패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는 선거인단에게 꼭 투표해달라는 부탁이 전부로서 자발성에 맡긴 것이 얼마나 세상물정을 모르는 득표전략(?) 이었는지를 조직의 쓴맛을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울산 제주의 패배에 대해서는 우리가 실력이 없고, 능력이 부족해서 졌다고 수긍했습니다. 조직적으로 선거인단을 참여 시키거나 투표를 독려(?)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손 후보님을 지지하는 우리의 노력, 우리의 열정이 부족했다고 자책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치러진 충청북도의 경선결과를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조직동원에 의한 표심이 민심을 얼마나 왜곡시킬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 충북경선의 결과입니다.

 

인구 14만명 남짓한 시골지역 3개 군의 투표인단 4,800여명이 행사한 80%의 몰표가 4개 광역시도에서 치러진 초반 4연전의 승패를 결정지어 버린 것입니다.

 

이런식의 국민경선이라면 사기극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내막을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결과만을 보고 그 후보가 정말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걸로 생각하고 지지를 보내는 상승작용을 일으켰습니다.

 

과연 이런 경선 룰과 방법이 옳은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경선의 실상이 알려진다면 반드시 호된 비판과 여론의 역풍을 받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손 후보님이 '칩거'에 들어갔다가 오늘 예상과 다르게 선대본부를 해체한다는 '폭탄선언'을 하였습니다.

 

그 뉴스를 접하는 순간, 어리둥절하고 황당했습니다.

아마 중앙선대본부는 물론, 전국 각의 지역캠프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의 파악을 몰라 우왕좌왕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누구도 확실한 답을 줄 수 없는 것이 오늘 낮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냉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제 각자가 결단할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손 후보님의 진정성을 믿는 사람은 함께 가면 됩니다.

선거캠프가 아니어도, 캠프로부터 활동비를 지원받는 운동원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손 후보님을 도울 수 있습니다.

 

모바일 투표는 지금 이 상황, 돈도 없고 조직도 없는, 그래서 깨끗한 선거 정치개혁을 실천하려는 손학규 후보님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직과 돈이 없어도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가능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그러한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활동비가 지원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선거캠프 분위기를 보면서 손학규 후보를 돕기로 한 결정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태를 벗지 못한 조직선거 줄서기 정치를 거부하고 이제 다시금 국민들 속으로 간다며 광야로 나선 그 분에게는 그 분과 같은 생각과 각오를 다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사무실이나 조직 활동비에 의존하지 않고 활동하는 가운데 보람과 긍지를 갖는 자원봉사자들이 하나 둘 모여서 시냇물을 이루고 강물이 된다면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동감하는 분들은 이 길에 손학규 후보님과 함께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