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손학규 대표

손학규 후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9.22.광주) 1신

질고지놀이마당 2007. 9. 23. 09:49

어제(9.22) 밤 9시부터 오마이뉴스에서 인터넷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하였으며 동영상 다시보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해서 올린 기사를 담아왔습니다.

 

- 대담 : 오연호 기자
- 취재 : 이주빈 강성관 안윤학 기자
- 동영상 : 문경미 기자
- 정리 및 진행 : 김당 이종호 기자

 

 

[1신 : 22일 밤 10시]

 

‘대세론’ 버린 손학규, ‘본선 모드’로 돌아선 정동영, ‘두마리 토끼’ 좇는 이해찬

 

추석 연휴를 맞이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도 1(제주-울산), 2차(강원-충북) 선거를 치르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내심으로 1위를 낙관했다가 정동영 후보에게 1위를 내준 손학규 후보는 2연전 패배를 계기로 거추장스런 ‘대세론’을 버렸다.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선거대책본부 조직마저 해체하고 자원봉사 조직으로 대체했다. 손 후보는 지금 ‘국민 속으로’ 들어가 광주-전남과 부산-경남을 오가며 지역을 샅샅이 훑는 ‘하방 전략’으로 바꾸었다.

 

정동영 후보 캠프는 2연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미 ‘본선 모드’로 돌아섰다. 참모들도 손학규-이해찬 후보를 공격하기보다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공략하는 식이다. 일종의 ‘무시 전략’이다. 그런데 조직-동원 선거 공세와 당권-대권 밀약설 같은 ‘역풍’ 탓에 여유롭지만은 않은 눈치다.

 

이해찬 후보는 한명숙-유시민 후보와의 '단일화 속도전'에도 불구하고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갈 길 바쁜 이해찬 후보는 손학규-정동영 두 후보에게 모두 공세를 퍼부으며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오늘도 세 후보가 모여 '토끼' 잡으러 서울 아차산을 등산하며 결집을 호소했지만 연휴라서 사정이 여의치만은 않아 보인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중반전에 돌입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손학규-정동영-이해찬 세 후보를 초청해 ‘온라인 검증 청문회’를 기획했다. 온라인 검증 청문회의 주제는 주로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지난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청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충북/강원지역 국민경선'에서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나란히 앉아 있다.
ⓒ 권우성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3인의 정체성을 묻는다 : 너는 누구냐?

 

이를테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3인의 정체성을 묻는다 : ○○○, 너는 누구냐?’라고 묻는 형식이다. 크게 보아 ▲○○○ 너는 누구냐 ▲왜 당신이어야만 하는가 ▲당신은 대통령이 되어서 무엇을 하고 싶냐 등의 컨셉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21일 9시 정동영 후보 온라인 청무회에 이어 두번째 후보 청문회로 진행되는 오늘 생방송의 제목은 ‘손학규에게 묻는다, “왜 그러십니까?”’이다.

 

- 오늘의 일정은?

"어제(21일) 대국민담화를 하고 바로 광주로 왔다. 5.18 묘역에 참배하고 창원을 거쳐 부산에 갔다. 부산에서 새벽에 자갈치 시장에 가서 상인, 고객들 뵙고 얼음도 나르고 난 뒤 민주공원에 참배했다. 여수의 엑스포 전시관, 광양의 시장에도 갔다. 광양시장에 가서 시민들 뵙고 추석 경기를 살폈다."

 

- 칩거 하신 이후 더 열심히 다닌 듯하다. 표정이 밝아졌다. 지지자들을 만나 표정이 펴진 것 같다. 그런데 얼마전 "황량한 사막에 서는 기분이다"고 했는데 지금 기분은 어떤가?
"각 지역에서 시민들이 다가와 '힘내세요, 지지합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부산 시장에서도 조금이라도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이 없었고 오히려 격려해주셨다. 사람인지라 격려하는 분이 많으면 기운이 난다."

 

(조금 다른 얘기를 꺼내자면. 소위 칩거 둘째 날은 절두산 공원, 남양 성모성지에 갔다. 되도록 의식적으로 마음을 편하게 갖고 있는데. 한 기자분이 '칩거 중인데 얼굴이 편해보인다'는 말을 했다. 마음의 평화를 갖고자 한 건데 '이것도 안 되나' 싶었다."

 

- 생방송 예고 기사의 제목이 '왜 그러셨을까'다. 네티즌들도 그 대목을 궁금해 할 것 같다. 최근 칩거, 선대본부 해체 등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참모들과 상의했나, 혼자 했나?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단했다."

 

-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언제부터 결심했나?
"근래에 와 '이런 정치를 하려고 정치를 했나, 탈당을 했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전개되는 경선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저 자신에 대한 분노가 컸다. '이런 게 아니었나' 싶었다.

 

우리 정치에서는 탈당은 그 자체로 사형선고다. 그러면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 탈당을 했다. 대통합에 동의하고, 대통합민주신당에 참여할 때 고민이 있었다. 이번에는 외부 상황으로 '그냥 이대로 가는 것은 정치를 하겠다는 원래 취지와 영 다르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아웅다웅하면서 동아줄이 썩어서 끊어지려 하는데 매달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내가 싫었다."

 

- 독자들이나 언론은 '지지율이 정체되고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과정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뒤지고 불리한 상황이 되니까 그런 선택을 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 시각을 탓하지는 않는다. 내 자신도 그런 게 계기가 됐을 것이다(고 본다).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내 잘못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없는 내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경선룰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 이건 국민경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번 실무자나 의원 대표단을 통해 직접 얘기했다. 대통합 민주신당에 참여할 때 '진흙탕도 내가 들어가겠다, 해보지' 했는데 결국 그 틀 안에, 그 행태에 말려들어가 똑같은 행태를 할 수 밖에 없는 나와 우리 상태를 발견하게 됐다."

 

- 정말 타협할 수 없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국민경선의 기본 개념이 제대로 살려지지 않고 퇴색이 되는데 그대로 가는 것이었다. 애초 국민경선은 국민들의 뜻에 가깝게 경선을 해서 이겨주는 후보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데 겉은, 무늬는 국민경선이지만 내용은 조직, 힘을 가진 쪽에서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투표소로 많이 데려갔다. 소위 '여론조사 비율 반영을 필요없다고 하다가 최종 10%반영하자고 했는데, 이것은 진정한 여론조사가 아니다. 이 같은 우려가 실제 1~4차 선거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 당내 한 중진의원은 '손 후보가 구태와 싸우기 위해 칩거를 결정했다는데 그런 방식 또한 구태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구태는 잘못된 것이다. 나는 그것에 항의했다. 그런데 전혀 이에 대한 반응이 없다. 시정하겠다는 의지도 없고, 진상 파악 의지도 없었다, 항상 똑같은 모습을 보니 식상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내가 당에 가서 뭘 부수기라도 하겠나? 당사에 가서 단식을 해야 하나? 무저항의 저항이었다. 많은 비판 여론이 있는데 SBS에는 정말 미안하다, 방송사고를 냈으니. (그러나) 그 상황에서 내가 나가 방송 같이 했다면 쓸개도 없는 손학규구나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이를 통해 동원선거가 재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SBS에 미안하다고 얘기했는데. 다음 날을 우리와도 생방송이 있었다. 결단은 좋은데 방송은 국민과의 약속, 독자와의 약속이었다. 돌발 상황에서는 정중한 사과를 미리 해야하는데 나중에야 그것을 들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 칩거할 때 마티즈를 타고 나왔다. 원래 차는 무엇인가?
"렉스톤이다."

 

- 왜 마티즈를 타고 나왔나?
"차가 고장이 나서 수리에 들어갔다. 정비소에 들어가 있다. 병이 많이 났다. 미션도 나가고 시커먼 연기도 나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