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폐허의 땅에 희망을 심다/ 범 시민 헌수운동

질고지놀이마당 2008. 6. 18. 11:46

 무룡산 산불 복구기록 3번째/ 범 시민 헌수운동 전개

 

한 순간의 산불로 인해 울창했던 소나무 숲이 폐허나 다름없는 잿더미로 변한 것이 4년 전.

자연은 스스로 놀라운 치유력을 갖고 있다.

이 기록은 거기에 인간의 노력이 더해져서 매년 빠르게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며 기록하는 것이다.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범 시민헌수운동'

 

무룡산 복구계획을 논의하는 간부공무원 회의에서 '범시민헌수운동'전개방침 논의 시작

시민들이 스스로 돈을 내어 나무심기에 참여하도록 하자는 필자의 의견에 대해서 처음에는 대부분 회의적이었다.

시간도 짧고, 누가 돈을 내겠느냐는 것.

 

하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등산로를 따라 가로수처럼 두줄로 심는 것으로 4,500그루를 목표로 했으나 세 배가 넘게 접수되었다.

나무를 심을 곳을 더 늘리는 것보다 문제는 짧은 기간내에 묘목을 추가구입하는 것이 어려워서 헌수운동에 참여한 기관 단체에는 양해를 구해야 했다.

예를 들면 50주를 기증했는데 나무는 5주만 심는 것으로... 대신 개인 참가자는 우선하여 다 심도록 했다.

 

북구의회 및 시민 환경단체, 북구관내 자생단체가 참여하는 '범 구민헌수운동 추진위 구성'

 

현대자동차 노사의 헌수운동 동참을 필두로 각계각층의 참여러쉬

 

농협을 비롯한 관내 기관 단체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특히, 대규모 아파트단지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경쟁을 하듯이 번져 나갔다.

 

지역 신문 방송사에서도 시민헌수운동 홍보를 적극 협조 해줬다. 

 

해외에 나가있는 딸내미가 친구들과 함께 동참

 

산불이 일어나서부터 진화작업, 헌수운동 전개 및 주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는 과정까지를 동영상으로 제작한 시사회

 

무룡산 산불을 주민들이 참여하여 복구하는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여 테잎과 CD로 제작

 

아파트 단위로 나무를 심은 구간을 지정하여 사후관리도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유도

주민들이 나무를 심고, 자체 경비로 기념비석까지 세운 엘지진로 아파트 자치회 ('엘지진로 동산'이라 명명)

 

 

2차 헌수운동에 참여한 새마을단체

 

한 그루당 1만원씩 주민들이 돈을 내어 심은 나무마다 기증자의 이름표를 달고, 찾아보기 쉽게 구역을 정해 팻말을 세웠다.

벽산아파트 주민들이 헌수한 구간/ 이팝나무 495그루(입주세대의 2/3 가량이 참여했다.)

 

성원아파트 헌수구간

 

엘지진로 아파트 헌수구간/ 산불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벽산아파트와 엘지진로 아파트 주민들의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자생단체 대표들이 헌수한 구간/ 단풍나무길

 

지역 향우회에서도 참가하고

 

필자가 거주하는 한우리아파트 헌수구간 

 

영호남 교류차원에서 '밝은사회' 광주-울산 교류모임을 기념한 헌수구간

 

사진으로는 다 올리지 못한 효성 삼환, 동아 청구, 평창리비에르 아파트를 비롯하여 관내의 학교와 교회, 각 동별 자생단체 및 기업체가 많다.

그러나 무룡산 복구를 위한 헌수운동에서 가장 값진 성과는 돈 많이 내는 기업체나 단체참여 보다 가족단위의 개인참여가 높았다는 점이다.

자기 스스로 돈을 내고, 직접 나무를 심었으며, 자신 혹은 가족의 이름표가 붙은 나무를 보면서 성금이 투명하게 집행하는 과정에 대한 신뢰와 보람을 느낀 것이다.

 

 

<주민들이 주체가 된 헌수운동을 통한 나무심기>

 

폐허의 땅에 희망을 심는 날, 원색의 물결이 매봉재 일원을 화려하게 수놓았다.(2004. 3. 27)

 

  

 

 

 

 

정성스레 나무를 심은 다음에는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달아 이름표를 직접 써 붙인다.  

 

 

 

그해 가을, 헌수운동 구간에 대한 비료주기 행사도 주민들이 함께 했다.(2004. 11. 4 육림의 날)

 

<테마가 있는 등산로>

범 시민헌수운동을 통한 나무심기는 주민들이 많이 오르내리는 등산로를 따라서 전개했다.

전문가 및 환경단체와 협의하여 등산로마다 특색있는 수종을 선택했다.

단풍나무길, 느티나무길, 이팝나무길, 산딸나무길, 산벗나무길 다섯가지를 정했는데 헌수목이 목표치보다 훨씬 많이 접수되는 바람에 산수유나무 동산을 추가했다.

 

매봉재를 거쳐 무룡산으로 오르는 길은 주택가에서 어느길로 오르더라도 주민들이 직접 심은 헌수구간, 즉 테마가 있는 등산로를 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