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폐허에 희망을 심고 가꾸기/ 무룡산의 변화2

질고지놀이마당 2008. 6. 19. 09:29

무룡산 산불 복구 기록 6번째/ 무룡산의 변화2

 

한 순간의 산불로 인해 울창했던 소나무 숲이 폐허나 다름없는 잿더미로 변한 것이 4년 전.

자연은 스스로 놀라운 치유력을 갖고 있다.

이 기록은 거기에 인간의 노력이 더해져서 매년 빠르게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며 기록하는 것이다.

 

 

<단풍나무 길>

 단풍나무 길은 화동약수터에서 임도를 따라 매봉재에 이르는 길이다.

효문운동장에서 올라가는 왼쪽 길(느티나무 길)과 합쳐지는 지점부터 매봉재 체육공원까지다.

 

수령 20~50년 정도의 울창했던 소나무 숲이 완전히 불타버렸다.(2004. 2. 14)

 

불에 탄 소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시민헌수운동으로 단풍나무를 심었다.

2004년 여름의 가뭄을 견디기 위해 물주머니 하나씩을 매달고 있는 헌수목 

 

가뭄과 무더위를 이겨내고 맞은 가을

 

다시 맞은 봄, 무룡산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산불이 나기 전 수준을 웃돌기 시작했다.

 

이렇게 춘하추동이 네 번 바뀌고

 

최근의 모습이다.(2008. 6.15)

주말이면 혼잡할 정도로 찾는 이가 늘었고, 길목에는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아이스케키~!' 장사도 등장했다.

 

 

맨 앞에 처참하게 불에 탔던 소나무 숲 자리의 최근 모습이다.

 

 

<이팝나무 길>

 

산불이 나기 전의 소나무가 우거진 숲 길 (평소에도 아내와 자주 오르던 길이어서 자료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뒤의 그 자리다. (앞 사진에서 서있던 가지 많은 나무가 누워있음)

 

'나무의 공동묘지' 혹은 '유령의 숲' 처럼 변한 뒤에도 아내와 함께 이 곳을 오르며 복구방안에 대해 고심하던 시기

 

 

주민들 헌수운동으로 구입한 나무를 심기위해 불탄 나무를 베어내고 구덩이를 파는 작업 진행 중 (사진은 새내기 공무원들의 현장답사)

 

 

효문운동장에서 오르는 길(공무원 및 벽산아파트 헌수구간)과 과수원 길(대영교회 및 현대자동차 공조회에서 참여 한 산딸나무 길)이 만나는 지점부터 매봉재까지

엘지진로, 한우리, 성원 아파트 주민들 및 개인이 참여하여 이팝나무 길로 조성했다.

 

 

 

 

 

<이팝나무 길 2>

2004년 가을, 2차 헌수운동에 참여한 새마을운동 지회 및 사회단체들이 이팝나무를 추가로 심은 구간이다. (2004. 11. 6) 

효문테니스장 자리에서 매봉재로 바로 오르는 길은 산벗나무길로 조성됐는데 지금은 오토밸리 모듈화단지 조성공사로 등산로가 잠정 폐쇄됐다.

이 능선은 효문운동장에서 왼쪽으로 오르는 길인데, 과수원 길(산딸나무 길) 중간 지점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외진 편인데다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숲이 우거진 탓에 지금은 길 찾기가 쉽지 않다.

  

풀 한포기도 자라지 못할 것처럼 황량하고 척박한 비탈길 자갈밭에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희망의 나무를 직접 심었다.

 

불과 2년여 만에 삭막하기 그지없던 비탈길은 어디서 날아왔는지 키를 넘는 싸리나무 군락으로 변했다.(2006. 5. 16)

 

그리고 이팝나무들은 하나 둘씩 쌀밥처럼 하얀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산 위에서 효문공단 쪽으로 내려다 본 모습(2004. 겨울)

 

2년 반 뒤에 같은 자리, 같은 방향을 바라 본 모습이다.(2006. 5.16)

 

죽은 자와 산 자의 임무교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느티나무 길(효문운동장에서 왼쪽 길로 올라가면 느티나무 길을 거쳐 단풍나무 길로 연결 됨)에서 바라 본 이팝나무 길

북사면의 푸른 숲이 일부 남아있는 것은 활엽수로서 침엽수에 비해 산불에 강하기 때문이다.  

왼쪽 끝이 매봉재 체육공원이고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효문운동장이다.

이 능선길이 이팝나무 구간으로서 시민 참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산벚나무 길 2>

산벚나무 길은 연암동 효문테니스장에서 매봉재로 오르는 코스다.

화봉-연암동 일대에서 매봉재로 오르는 여러 갈래의 등산로 중에서 가장 완만하여 편안한 길인데 지금은 오토밸리 모듈화단지 조성공사로 잠정 폐쇄됐다.

 

평창리비에르 아파트 주민들 및 효문동 자생단체에서 참가하여 산벚나무를 심었는데 이 곳도 무척 척박한 땅이었다.

 

제 철이 되면 나무는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불탄 자리는 진달래와 철쭉이 많이 자리를 잡아 키 큰 산벚나무와 공생공존을 하고있다.

 

 

헌수운동과 별개로 어느 주민이 가족들 이름(?)으로 등산로 한켠에 (겹벗?) 겹벚나무를 심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탐스러운 꽃을 피운 겹벚나무

형우, 현진/ 승환, 수빈 가족도 꽃을 활짝 피우고 탐스러운 결실을 맺기를 기원해 본다.

 

 

<무룡산 숲길 조성으로 이어지는 주민 헌수운동>

무룡산 산불지역에 대한 시민헌수운동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범위를 넓혀 '무룡산 숲길 조성사업'으로 확대하여 지속되고 있다.

염포동 소방파출소에서 진입한 무룡임도는 무룡산-동대산을 거쳐 신흥사 및 마우나오션 갈림 길(기령)까지 약 25km의 임도로 연결된다.

'무룡산 숲길 조성사업'은 25km에 이르는 임도 구간에 가로수를 심듯이 경관조림을 함으로써 숲 길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 길은 평소 차량통행은 엄격히 통제되는 대신에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 등산로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단풍나무 및 벚꽃 길로 조성하기 위해 매년 꾸준히 민간참여를 통해 기증받은 나무를 심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참여하여 무룡산 숲공원 - 동대산 방향으로 약 4km에 걸쳐 단풍나무를 심었다.(일부구간은 벚나무) 

 

단풍나무 길

 

산벚나무 길

 

신흥사 갈림길 임도에서 시작하여 동대산 끝자락까지 단풍나무를 심었다.

이 역시 관 주도가 아닌, 주민참여를 우선했는데 일부 구간은 북구청 공무원들이 참여하여 벚나무를 심었다.

 

식목행사에 참여한 가족단위 주민들(2005. 4 신흥사 쪽 임도) 

 

동대산 끝자락(2006. 4)

 

가지런히 정리된 단풍나무길

나무를 심는 작업은 주민들이 하고, 지주목을 세우고 관리하는 것은 구청에서 맡았다.

 

2006년 가을 무룡임도 단풍나무 길

무룡산-동대산 임도는 해발 300~400m 높이의 완만한 경사길로서 왼쪽으로는 울산시가지가, 오른쪽으로는 강동바닷가의 탁트인 전망이 으뜸이다.

게다가 도심 주택가와 인접해 있어서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 등산 산악레져 스포츠를 하기에 이상적이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염포동에서 군부대를 거쳐 구 정자고개로 이어지는 임도다.(약천사 쪽에서 무룡산 방향)

율동에서 군 부대로 오르는 길은 양정동 자생단체에서, 구 정자고개쪽은 북구청 새내기 공무원들이 각각 벚나무를 심었다. 

 

염포-무룡산-동대산 임도의 남쪽 시발점인 염포동 들머리

이 곳도 산불이 자주 났던 지역인데 염포동 자생단체에서 벚나무 길을 조성했다.

 

이처럼 무룡산은 스스로의 힘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보태는 노력이 있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무룡산 변화의 주연은 자연이고, 조연은 인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