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36. 내 몸을 쓰레기통 취급하지 말라.

질고지놀이마당 2008. 7. 3. 17:18

개인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질고지칼럼'을 블로그로 옮겨오는 작업중입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까 새삼스럽네요. ^^*

 

  관리자 (2005-05-03 13:46:04, Hit : 405, Vote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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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을 쓰레기통 취급하지 말자




3기 주민자치대학 4번째 강의는 "성인병은 예방할 수 있다"는 주제로 이재성 한의사님이 맡아 주셨습니다.
mbc라디오 동의보감에서 편안하면서도 노숙함이 배어나는 친근한 목소리를 자주 접할 수 있는 이재성 원장에 대한 선입견은 대략 50~60대의 중후한 한의사 선생님입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훨씬 젊고 단아하게 생긴 엘리트 형이었습니다.
머리까지 짧게 깎아서 더욱 젊어 보입니다.
까닭 없는 선입견이 여지없이 깨지는 순간입니다.
아마 주민자치대학 수강생들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소개를 할 때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더군요.
수강생 대부분이 젊은 주부들인지라 젊고 준수한‘꽃 미남’강사에 대한 당연한 반응인 셈입니다.  

시작부터가 매우 부드러운 출발이라 저도 마음 편안하게 수강자세를 취했습니다.
얘기를 어찌 풀어 가는지,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있는 좌중을 어떻게‘요리’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니까요.

그런데 서두에 얼마간은 분위기 잡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젊은 강사선생님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젊은 엘리트답게 노트북으로 담아 온 강의 노트를 슬라이드로 비추면서...
그러니 수강생의 집중도와 이해가 빠른 것 같습니다.
말솜씨 또한 방송에서 들은 대로 편안하게 또박또박 듣기 좋게 요점을 정리해 주니까 족집게 과외교사란 이런 경우를 말하겠다 싶더군요.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강연 분위기와 제 느낌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기 몸이 자동차보다도 못해서야...

"내 몸을 쓰레기통 취급하지 말자"
이재성 원장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일성으로 강조한 말입니다.
어느 광고에 보면 배철수씨가 나와서 “이런! 차 값이 얼만데...”하는 카피가 등장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몸을 차보다는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씀.
듣고 보니 우리는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기보다 쓰레기 통 취급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덜컥 고장이 나야 뒤늦게 허둥대곤 합니다.

자기 몸을 술독으로 만들기도 하고, 재떨이나 굴뚝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또한, 매일 섭취하는 온갖 먹거리의 유형을 보면 쓰레기통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소중한 자기 몸을 쓰레기통 취급해서는 안되겠지요.

일은 고무공과 같아서 놓쳐도 다시 굴릴 수 있다

젊은 강사선생은 우리 인생을 “광대가 다섯 개의 공을 굴리는 것”에 비유하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다섯 가지 공이란 일, 가족, 건강, 친구, 영혼입니다.

다음 말은 더 정곡을 찌릅니다.
“일은 고무공이어서 놓쳐도 다시 주워서 굴릴 수 있지만 나머지 4개의 공은 유리 공과 같아서 놓치면 깨어진다.”
사람들이 너무 일에 매달리느라 다른 중요한 네 가지를 잃는 것을 경계하는 말씀.

신과의 인터뷰라며 들려주는 다음 말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고자 건강을 잃어버리더니 나중엔 잃은 건강을 되찾고자 돈을 버리더라”
정말 엑기스만 쏙쏙 집어 넣어주는 족집게 강사님이 맞지요?

성인병 - “자각은 치유의 첫 단계”

강사님의 어록부터 몇 구절 소개합니다.
“성인병은 생활 습관 병, 떼 지어서 다닌다”
“무엇을 먹는가보다 무엇을 안 먹는가가 더 중요하다”
“잘 먹기 = 잘 가려먹기 잘 챙겨먹기다”

비만은커녕 비쩍 마른 체질이라 성인병에 관한 한, 나하고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정신이 번쩍 듭니다.
그동안 잘 가려먹었는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먹거리에 대한 경고에서 예외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자신과 가족의 먹거리 안전성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먹는 육류, 고기의 정체

우리 어릴 적만 하더라도 성인병을 걱정하기보다는 영양실조를 걱정해야 했습니다.
경제성장으로 생활이 윤택해지고 먹거리가 풍부해진 것은 기아와 영양실조를 걱정하던 시절에 비하면 축복이지만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것이어서 이제는 비만과 성인병이 국민건강을 해치는 최대의 적이 되었습니다.
채식 위주였던 식생활이 육식 위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육식보다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것이 또한 식생활 습관입니다.

강사님은 우리가 섭취하는 육식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육식은 포화지방산을 생성시키고 혈관 내에서 염증을 일으켜 혈관을 축소시킴으로서 ‘성인병의 원흉’이라고 단언합니다.
또한 노폐물을 많이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사육방식이 얼마나 반윤리적인가를 들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초식동물인 소를 빨리 키우기 위해서 꼼짝하지 못하도록 가둔 채 동물성 사료를 먹이질 않나, 닭을 빨리 키우려고 사료에 여성호르몬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3~6개월을 키워서 출하시켜야 정상인 닭을 성장 호르몬 투여로 단 3주 만에 키워서 내보낸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이렇게 키운 닭고기가 아무런 제재 없이 우리 식탁에 올려지니까 남성의 여성화 내지 여학생들의 초경이 빨라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새끼돼지의 생존율을 높이고자 항생제를 과다 투여하거나 양식하는 물고기에 대한 항생제 투여는 기본이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잘 듣던 항생제 약발이 통하지 않는 것은 과다한 항생제를 먹여 키운 고기를 먹다보니까 인체에 항생제 내성이 커졌기 때문이랍니다.
의학지식이 문외한이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세균 역시 내성이 생기고 변종이 생겨서 슈퍼바이러스나 슈퍼 세균이 출현하게 되고, 사스와 같은 새로운 괴질과도 무관하지 않다니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의 미래가 걱정스럽습니다.
"현대인의 성인병은 죽은 동물의 복수”라는 과격(?)하고 섬뜩한 표현에도 공감이 갑니다.

정제당(설탕)의 해악은 생각보다 심각

설탕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씀은 이렇습니다.
"설탕 정제 술은 악마가 가르쳐 준 기술이다"

설탕은 혈당조절능력을 저하 시킬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미네랄을 소모함으로 신진대사를 저하시키는 나쁜 녀석이랍니다.
그래서 골다공증 치료의 기본은 설탕섭취를 줄이는 것부터라고 하는군요.
많이 섭취하면 지방으로 축적되니까 비만의 원인도 되구요.

제 상식이 많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사실 당분섭취는 필요하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격렬한 운동이후의 빠른 피로회복에, 특히 산행을 할 때는 항상 비상 식량 겸 간식으로 소화 흡수가 빠르고 열량이 높은 초콜릿 사탕 따위가 좋다고 산행 선배들에게 배웠거든요.
과다 섭취가 문제이지 짧은 시간에 에너지 소모가 많은 운동을 할 경우에는 일정부분 필요하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식생활을 보면 설탕을 직접 섭취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하루 권장량보다 훨씬 많은 설탕을 섭취한다고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 먹는 과자류나 음료수에도 설탕이 많이 들어 있으며, 기업들은 교묘하게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 것처럼 지능적인 표기를 한다니 이제부터는 속지 맙시다.
예를 들면 '무가당'이라고 표기됐다고 해서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니 건강을 지키려면 꺼진 불도 다시 보듯 꼼꼼히 살펴야 하겠습니다.

바구미도 먹지 않는 수입 밀가루의 정체

재미(?)있는 그러나 끔찍한(!) 실험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수입 밀가루와 우리 밀 밀가루를 나란히 놓고 바구미를 풀었더니 수입 밀가루에는 한 놈도 가지 않더랍니다.
쥐의 경우도 같은 결과가 나왔구요.
잔류 농약과 방부제 성분 때문이지요.
참으로 끔찍한 이야기 아닌가요?

그러고 보면 쥐도 바구미도 먹지 않는 수입 밀가루를 한국 사람만 즐겨 먹은 셈입니다.
이런 식재료를 가지고 만든 음식은 당연히 믿고 먹을 게 못되겠지요.

이에 대해 강사님은 "패스트푸드는 온갖 악의 총체"라는 아주 과격하게 말했습니다.
보다 과격하고 의식적이며 상식적(^^*)인 표현이 마음에 쏙 듭니다.
미국은 자국민에게는 엄격한 잔류농약 기준과 방부제 사용을 금하면서 제3세계 수출용은 규제하지 않고 있으니 '악의 축'의 몸체인 셈이지요.

누런 우리 밀을 마다하고 새하얀 수입 밀가루만 찾은 결과는 농촌에서 밀밭이 사라지게 만들었는데 올 가을에는 동천 고수부지 등에 우리밀밭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신토불이'란 말처럼 우리 몸엔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것이 최고입니다.

대안은 멀리 있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현대인의 성인병이 심각하고 그 원인인 먹거리 안전성이 무엇보다 문제지만  건강을 지키는 대안은 그리 어렵거나 멀리 있지 않아 보입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합니다.
"육식대신 채식 위주의 식생활로 바꾸라" 당연한 말씀이지요.
또한, 현미밥을 권장했습니다.
운동이 필수라는 것과 소식(小食)하라는 것 등등 사실은 다 알고 있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잘 실천하지 않는 사항들이기도 합니다.

"분만예정일은 있어도 사망예정일은 없다."
"죽고 사는 일은 운명이 아니라 생활경영에 달려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핑계 되는 분들, "시간은 나는 것이 아니라 내는 것”이랍니다.
생각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고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생활을 잘 관리해서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구민이 건강해야 북구가 건강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