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41. 공직에서의 여름휴가

질고지놀이마당 2008. 7. 3. 17:37

개인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질고지칼럼'을 블로그로 옮겨오는 작업중입니다. 

지금 옮기면서 다시 훑어 보니까 꼬리말에 지적처럼 휴가인지 노동인지 모를 정도로 억척스럽게 다녀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

 

 

  관리자 (2005-08-09 19:14:39, Hit : 546, Vote : 34
 여름휴가, 휴식과 재충전 그리고 견문기회

여름휴가를 다녀와서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일주일 동안 여름휴가를 보내고 왔습니다.

공직에 나오기 전 회사생활을 할 때는 특정부서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체 직원이 같은 주에 동시에 휴가를 가기 때문에, 아예 단협상에 7월 말부터 8월 첫 주를 휴가날짜로 정해 두었었답니다.

그런 까닭에 회사를 떠난 지금도 여름휴가는 그 기간에 가는 것으로 하나의 고정관념이 돼 박혀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주 5일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공무원들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휴가를 내면 앞뒤 주말연휴를 포함해 무려 9일이나 쉴 수 있게 됐습니다.  

민간기업체였다면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식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3일 안팎으로 휴가를 보내거나 아예 휴가를 다음으로 미루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아직 공직사회는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이러한 분위기가 국가조직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공직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저는 구청장직 취임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큰맘 먹고 5일간의 휴가를 냈지요.

무려 9일간의 자유시간을 참으로 오랜만에 갖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하더랍니다.

평소 가고 싶었던 곳으로 훨훨 날아가 보고 싶은 기대와, 혹 그 사이 태풍이나 홍수 등 아무런 사건 사고가 없어야 하는데 내가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 그 두가지가 말이죠.

그런데 저의 휴가 앞뒤로 7월 30 정자해변영화제와 8월 6일 통일국토종단 행군단, 강동 해변 문화제 등 공식행사가 열리게 돼 실제로 개인적으로 보낼 수 있는 날은 9일에서 6일로 줄어들었답니다.  

그렇지만 6일도 꽤나 긴 시간이라고 위안을 삼고 드디어 휴가를 떠났습니다.

휴가 첫날(7. 31. 일. 갬)

아내와 아들을 독려하여 정한 목적지는 큰 기대와 달리 고향 부모님 산소였습니다.

전에는 식목일 한식은 물론 추석 전에 벌초하기 전까지 최소한 두 번 이상 찾아가서 칡넝쿨이며 가시나무 억새 등을 베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공직에 나오고 나서는 전혀 그럴만한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주위에 잡풀이며 넝쿨들이 얼마나 우거졌을지는 안봐도 눈에 선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해 여름이 다 가기도 전에 웃자란 잡초가 키를 덮을 정도였습니다.

저와 아내 아들, 셋이서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작업을 했지만 낫으로 하는 풀베기는 역부족이었던지라 큰 풀과 조경수를 덮어버린 덩굴을 제거하는 것으로 그 날은 만족해야 했지요.

정말이지 자연은 그대로 두면 스스로 알아서 복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벌초를 하다 본 이름모를 꽃입니다. 부모님 산소에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에 먼산을 보고 앉았다 눈에 띈 꽃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

게다가 벌집이 얼마나 많아졌는지 세 식구 모두 벌에 몇 방씩 쏘여서 피부가 약한 아내는 며칠간 고생했습니다. 아들 녀석이 돈 안들이고 벌침 맞았다고 이죽거리더군요.

정말 벌침의 효과였는지 여름에도 찬 바닥에 앉지 못할 정도로 추위를 타는 아내가 갑자기 덥다고 창이란 창은 다 열어 버리는 이상 현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휴가 둘째 날(8. 1. 월. 비)

4년 전 장모님이 먼저 돌아가시는 바람에 홀로계신 9순의 장인어른을 찾아뵈러 처가엘 갔습니다.

공직에 있다보니 휴가 때가 아니면 찾아 뵐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속담에 “과부 3년에는 쌀이 서 말이고, 홀아비 3년에는 이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듯이 노인네 혼자 사시는 집에 가재도구며 살림살이가 오죽하겠습니까?

같은 여자라도 며느리와 딸은 다른가 봅니다.
아내와 처형이 주방과 냉장고 청소를 하는 사이 아들과 저는 개펄로 나갔지요. ^^*

서해안은 썰물에 물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개펄이 무진장 넓습니다.
요즘은 바지락조개 잡이가 제철이어서 물이 빠진 개펄을 호미로 긁다시피 살살 파헤치면 바지락조개가 톡톡 튀어나옵니다.


◆서해안에서 조개잡이를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 우리에겐 '놀이'이지만 그 일을 업으로 하는 분들에겐 힘든 '노동'일 것이다.◆

그 놈을 주워 담는 재미가 쏠쏠한데 어쩌다 한번 ‘놀이’로 하는 것은 재미겠지만 평생 그 일을 업으로 삼아 온 바닷가 아낙네들에게는 한과 같은 힘든 노동이었을 겁니다.

마침 처남가족이 친구들 가족과 같이 와 있어서 바닷가에는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시끌벅적 조개 잡이 한마당이 펼쳐졌습니다.

그렇지만 짧은 시간에 대식구가 먹을 양을 잡으려니 그것도 ‘놀이’가 아닌 ‘노동’이더군요.
이렇게 이틀 동안은 휴가인지 막노동인지 구분 안 되게 보냈습니다.

저녁에 비도 그치자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마당에 매트를 깔고 빙 둘러앉아, 낮에 잡은 바지락을 삶은 솥단지채로 놓고 맛나게 먹었지요.

후식으로 먹은 찰옥수수는 또 얼마나 맛있던지 비로소 휴가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휴가 3일차(8. 2. 화. 흐리고 비)

드디어 완전한 자유시간, 강원도로 내달렸습니다.
회사생활 함께하던 동료 몇 가족이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경기도 포천 이동면에서 백운산 계곡을 넘어 강원도 화천군 사창리라는 곳으로 가는 골짜기마다에는 계곡피서를 즐기는 인파들로 넘쳐 있었습니다.

마침 북부지방에는 적당한 비로 인해 계곡에는 물도 많고 그 물이 깨끗해서 몹시 부러웠습니다.
여기서 다시 화악산 자락에 있는 삼일계곡이란 곳을 찾아 들었는데 계곡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온몸이 추울 지경이었습니다.

막상 도착해 보니 날씨는 선선하고 먹고 마시는 일 외에는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무료하기 짝이 없더군요.

잠시라도 가만있으면 좀이 쑤시는 성격인데 무료함도 달랠 겸 산 위로 난 길을 따라 무작정 걷다가 땅거미가 어둑하게 내려앉을 무렵 내려왔습니다.




◆삼일계곡 촛대바위와 절벽 위에 벌통들이 있는 모습.◆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탓에 면소재지 여관에 숙소를 정하고 피시방을 찾아 구청과 개인 홈피를 살펴보는 것으로 또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아내는 나보다 더 심심함을 느꼈던지 벌써 집으로 가자고 보챕니다.

휴가 4일차(8. 3. 수. 흐리고 비)

역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입니다.
회사 동료 장모님께서 땀흘려 가꿔놓은 밭에서 옥수수며 채소를 따서 트렁크에 싣고는 울산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렇지만 모처럼의 휴가인데 빠른 길로 쌩 달려서 오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컸지요.
그래서 화천으로 가서 파로호와 평화의 댐을 돌아보고 양구를 거쳐 내린천 계곡을 달린 다음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로 와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기로 마음먹었지요.

그런데 화천 붕어섬에서 열리고 있는 쪽배축제를 구경하고, 평화의 댐에 들리는 동안 이미 해가 저물어 버렸습니다.

고개도 많고 워낙 길도 구불구불한데다 도중에 볼거리가 생기면 차를 세우고 사진도 찍고 하는 바람에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요.


◆해산령에서.◆

양구를 지나면서 구청 부속실에 근무하는 여직원 고향이 양구라는 생각이 나서 연락을 취했더니 마침 고향집에 와 있다며 꼭 들러 가라고 합니다.

어차피 저녁시간도 되었기에 찾아가니 부모님께서 지극정성으로 환대를 하십니다.
맛있게 저녁식사를 대접받고 다시 출발, 그런데 한갓지던 도로가 동해안에서 휴가를 보내고 홍천을 거쳐 서울로 가는 국도와 접속되니 정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갈 길은 먼데 길은 막히고 비 내리는 밤은 깊어가고... 하루 더 쉬어간들 누구 눈치 볼 일도 아니어서 다시 여관을 찾아들었지요.

소양호 남쪽 상류지점의 어느 면소재지였는데 이곳에도 피시방은 지천이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아무 불편이 없었습니다.

인터넷 통신망에 관한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는 것이 과장이 아니지 싶습니다.

휴가 마지막 날(8. 4. 목. 맑음)

모처럼 푸른 하늘이 보이고 뭉게구름이 떠가는 날씨입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다시 인적 드문 지방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렸습니다.

내린천 계곡을 거쳐 계방산 운두령을 넘어 속사로 나와서 영동고속도로를 타면 고생 끝인데 에라 내친걸음에 고속도로를 뒤로 하고 횡계에서 정선아우라지로 가는, 차가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오지 길을 택했습니다.

둘러가는 고행 길을 택한 이유는 오가는 여정에서 보는 것 하나 하나가 여행의 묘미라는 생각에서인데 제 의도와 달리 아내는 입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왜 편하고 빠른 길 놔두고 뺑뺑이 돌려서 사람 어지럽게 하냐고 하는데 말문이 막힙니다.
이런 젠장! 여행도 죽이 맞아야 하는건지, 남의 깊은 속내도 모르고...




◆횡계에 있는 한우목장의 평화로운 전경과 계방산 운두령.◆

그러나 돌아가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기왕 들어선 길이니 가다 막히면 할 수 없겠지만 일단은 전진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30분 여, 마침내 최악의 상황에 처했습니다.
도암댐(수암댐이라고도 함)에서 더 이상 길이 없으니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황당할 수가...
아내 앞에서 큰소리를 치다가 ‘고개 숙인 남자’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일에 포기할 수가 없지요.

지도를 펴놓고 돌아가는 길을 찾아보니 되돌아오는 도중에 고개 길을 넘으면 연결되겠다 싶어서 다시 길을 잡았습니다.

다행히 끊겼던 계곡 길은 베나드리란 곳에서 다시 연결됩니다.
그리고는 한동안 시원스런 2차선 포장길, 그런데 다시 마주 오는 차 한대만 있어도 서로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슬아슬한 강변 소로입니다.

더욱이 재작년과 작년의 홍수피해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언제 뒤돌아 가라는 팻말이 있을지 불안하기 짝이 없는 길이었지요.

가슴 졸이는 주행 끝에 구세주같은 2차선 포장도로와 연결되면서 고생 끝 행복 시작입니다.
중간에 오장폭포의 시원스런 폭포수에 넋을 잃다가 다시 길을 재촉하여 구절리라는 곳에 이르니 과거 오지중의 오지였던 탄광촌이 관광지로 탈바꿈되어 있었습니다.


◆횡계에 있는 오장폭포. 시원한 물줄기가 수십미터 절벽으로 내려 꽂히는 것이 장관이었습니다. ◆

여기서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구절리 역사에 가니 ‘레일 바이크’라는 관광체험 상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아내와 ‘레일 바이크’ 체험을 해보는 것도 괜찮은 추억이겠다 싶어서 매표소를 기웃거리니 맙소사! 하루 종일치가 매진이어서 그저 사진 몇 장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요...
그렇지만 매우 소중한 벤치마킹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오지라는 이미지와 아리랑이 떠오르는 정선.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정선아우라지를 지나면서 과거 산과 물에 막힌 오지 주민의 한스러운 삶을 그려보려 했지만 현대문명의 혜택에 길들여지지 않은 곳이 없다보니 그리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다시 국도로 접어들자 통행량이 많아서 구경보다 운전하는 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머리 속에는 동강 어라연 청령포 그리고 단양팔경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어른거리지만 아내의 표정을 보니 영 아닌데다가 갈 길이 아직 멀기에 더 이상의 미련을 버렸습니다.

영월 제천을 거쳐서 마침내 중앙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니 미끄러지듯 달리는 승차감이 마치 비행기를 탄 느낌입니다.

그렇게 4박 5일간의 여름휴가를 다녀오면서 보고 느낀 견문보고로 여행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사진과 함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강원도 정선군 구절리 역의 모습

용평 스키장이 있는 ‘횡계’와 정선아우라지로 잘 알려진 ‘여량’ 그 중간에 있는 ‘구절리’라는 폐광이 있는 오지 마을이 관광지로 탈바꿈해 있었습니다.

시골 간이역을 리모델링해서 여치모형의 조형물 카페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또 페달로 밟아서 철로 위를 달리는 수레차인 ‘레일 바이크’를 한 시간 단위로 운행하는데 끌차가 50량을 끌고 출발해 도중에 풀어줍니다.

요즘은 승차권을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당일 가서는 타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더군요.
누군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오지 폐광촌이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맨 위 사진은 여치모양으로 만든 카페. 아래 사진들은 오지 마을을 관광지로 탈바꿈하는데 1등공신 역할을 한 '레일 바이크'.◆

중앙고속도로 단양 휴게소 쉼터 풍경들

중앙고속도로 하행선을 시원스레 달리다 휴식과 주유를 위해 들린 단양 휴게소에는 건물 뒤편으로 앙증맞은 쉼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장승모형의 조각을 비롯해 시골 원두막을 연상케 하는 쉼터, 각종 꽃을 심어서 미니 식물원처럼 가꾼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조롱박, 유자와 같은 1년생 덩굴식물도 도시인에게는 작은 볼거리구요, 초가지붕 원두막을 떠받치는 기둥 나뭇가지를 남근모양으로 익살스럽게 깎아 놓은 것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단양휴게소에 있는 원두막 모양의 쉼터. 이곳에는 조롱박과 각종 꽃 등으로 가꿔진 미니 식물원도 있었다. 맨 아래 사진은 보는 이를 웃게 만드는 남근모양의 조각. 나뭇가지를 이렇게 익살스럽게 깎아 놓았다.◆

화천군 붕어섬의 자전거 도로와 수중축구 체험장

강원도 화천군은 자칭 ‘물의 고장’입니다.
태산준령에 둘러싸인 강원도 두메산골이 물의 고장이라니 일견 의아하지만 북한강에 있는 여러 개의 댐을 생각하면 산 못지않게 물의 고장이 맞구나 싶습니다.

마침 ‘붕어섬’에서는 ‘쪽배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수중축구 체험장’과 강변을 따라 잘 조성한 자전거 도로였습니다.

‘수중축구 체험장’은 폭 10m, 길이 20m 정도의 크기에 약 30cm 정도로 물을 채운 미니축구장인데 비가 내리는 중에도 장병들이 마냥 즐겁게 뛰놀고(?) 있었습니다.

시설비도 많이 들지 않고 유지관리에도 큰 어려움 없이 주민들에게 운동과 물놀이를 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 싶어서 내년 여름에는 우리 북구에도 선보일까 합니다.

강변을 따라 조성한 자전거 도로는 수중 옹벽과 강변도로 옹벽 조성에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겠다 싶은데 우리 북구의 조건은 이에 비하면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 아주 좋은 조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옹벽을 쌓으면서 산천어 문양을 넣은 것이 눈에 띱니다.





◆수중축구장에서 군인들이 축구경기를 하는 모습과 아래 사진은 산천어 문양을 넣은 옹벽.◆

정권안보를 위해 급조된 ‘평화의 댐’

한동안 국민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평화의 댐’은 승고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북한에서 수공을 하면 서울이 물바다가 된다는 대대적인 여론몰이로 국민감정을 자극해 코흘리개 꼬마들 저금통까지 모아서 축조한 것이 ‘평화의 댐’입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세상도 바껴 평화의 댐 축조는 정통성과 국민적 지지기반이 취약했던 전두환정권이 정권안보를 위해 만든 희대의 ‘국민사기극’이라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갖가지 신문과 방송에서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서울 63빌딩이 몇 층까지 물에 잠긴다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나팔수 역할을 했던 언론과,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학자들은 지금 무어라 할지 궁금합니다.




◆평화의 댐 축조공사는 5공화국이 정권안보를 위해 만든 희대의 국민사기극으로 역사게 남게 됐다. 사진은 평화의 댐 모습.◆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 역사의 현장은 두고두고 남겠지요.

기왕에 축조된 댐이니까 평화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인 활용방안이 강구되었으면 합니다.

이상 여름휴가를 다녀오면서 보고 느낀 것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 했는데 이 밖에도 목적의식을 갖고 살펴보면 보고 배울만한 점은 참으로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휴가는 개인적인 시간입니다. 그러나 오가면서 접하는 풍물 그 자체가 견문을 넓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시간을 다투지 않는 여행길이라면 오가는 길에 둘러볼만한 곳을 미리 탐문해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직 휴가를 떠나지 않으신 분이나 이후에 여행하실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