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내일칼럼 3/ 노사정민이 함께 만드는 으뜸 지방자치

질고지놀이마당 2009. 9. 8. 14:20

노사정민(努使政民)이 함께 만드는 으뜸 지방자치/  2009. 8  

 

 

  

<원고>

지난 주(7.29)에 북구에서는 수영장, 체육관, 헬스장 등을 갖춘 ‘오토밸리복지센터(이하 복지센터)’가 준공되었다. 복지센터는 부지 매입과 건물 공사비 등 건립예산 전액(210억원)을 현대자동차가 출연하여 준공과 동시에 북구청에 기부체납을 함으로써 자주 재원이 부족한 북구의 재정 운용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울산에서 상대적으로 문화와 체육 복지시설이 열악한 북구 주민들이 주 수혜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센터 준공이 갖는 의미가 특별한 것은 현대자동차 노사간의 합의로 이루어진 결실이라는 점과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했다는 점이다. 또한 주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노사정이 함께 함으로써 지방자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크다 하겠다. 나아가 복지센터 건립이라는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매년 지속적인 기업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사업을 통해 기업과 지역, 노와 사의 공동발전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는 의의를 부여하고 싶다.


복지센터 건립의 출발은 매년 노사간에 체결하는 임 단협에서 직원들 복지차원의 하나로 복지회관을 건립하기로 합의하면서다. 그러나 큰 틀에만 합의 했을 뿐, 언제까지 어디에 지을지 세부적인 사항은 미정이어서 각기 다른 해석이 가능한 합의였다. 더욱이 노조는 잦은 집행부 교체로 인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따라서 합의 이후에도 몇 년을 지지부진한 채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중 2005년에 와서야 노사정간 협약서를 체결하고 비로소 주춧돌을 놓기 시작했다. 그러고도 복지센터 착공까지는 입지선정과 토지 매입, 진입로 확보, 어떤 시설을 수용할 것인가 등등 고비마다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작도 끝도 현대자동차 노사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출발했기에 가능했다. 행정절차상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원은 회사에서 내더라도 토지매입과 문화재 시굴, 건축허가 및 시공 등을 구청에서 도맡다 시피 했음에도 착공을 하기까지(2007년 11월)는 많은 시일을 보내야 했다.


필자도 이 사업이 성사되기 까지 심혈을 기울였던 한 당사자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노사간 실무협의 과정에서 갖은 노력 끝에 북구 유치가 성사되는가 싶었으나 최종 결재과정에서 경북 양남에 직원들만을 위한 수련시설로 결정이 됐을 때의 허탈감. 그러나 하늘이 북구 주민들을 도우셨음인지 양남 수련원 계획이 백지화 되면서 다시 기회가 돌아왔다. 울산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 복지시설을 북구 지역에 지어야 할 당위성에 공감하는 현자노조와 현자노조 출신 시구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마침내 결실을 맺었을 때의 기쁨이 지금도 생생하다.


물론 아쉬움도 있고 과제도 있다. 볼링장, 아이스링크장 등 주민들 욕구가 컸음에도 시설의 한계로 수용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적지 않은 운영비가 북구 재정운영에 주름살이 되어서도 곤란한 일이다. 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자급자족 정도의 ‘경영’을 해야 함은 숙제라 하겠다. 어쨌든 이제 복지센터는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 모두의 것이다. 짓는 것은 노사정이 합심해서 이룩했지만 내용을 채우고 알차게 운영하는 것은 주민들 몫이다. 이미 북구 주민들은 북구 문예회관과 권역별 작은 도서관 운영에서 전국 어느 곳과 견주어도 으뜸이라 할 만큼 주민참여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저력과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으뜸 사례를 북구의 노사정민이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