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목요일 맑음
먼동이 트기전에 나홀로 바닷가 산책을 나가서 해돋이를 보고 아침운동을 했다.
이후 가족들을 깨워 아침식사를 마친다음에 현지에 사는 딸 친구 부모님의 안내로 시내탐방을 나섰다.
맨 먼저 간 곳은 라푸라푸 모뉴멘트
막탄섬 북쪽, 고급 숙박시설이 몰려있는 작은 반도가 꼬리뼈처럼 갈라지는 곳에 있다.
라푸라푸 모뉴멘트는 라푸라푸라는 인물을 추앙하고 기념하는 공원이자 신사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는 마젤란 기념탑과 라푸라푸동상이 있고
우리네 개념으로 사당과 같은, 라푸라푸의 넋을 기리는 건물이 있다.
라푸라푸는 필리핀에 상륙한 탐험대장 마젤란을 찔러죽인 이 지역 부족의 추장이었다.
말하자면 외침을 당해 적장의 목을 벤 장수였던 것이다.
임진왜란때 왜군을 물리친 이순신장군처럼 필리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영웅이다.
작은 공원 정문을 들어서면 우선 이 기념비를 만난다.
마젤란 기념비와 마젤란의 목을 벤 라푸라푸 동상이 같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우리에겐 탐험가로만 알려진 마젤란에 대한 기념물이 필리핀 이곳저곳에 공존하는 것도 특이한 현상이다.
늠름한 자세로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방패를 든 라푸라푸동상은 여전히 필리핀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의 모습이다.
이곳 사람들이 필리핀의 자존심을 지킨 라푸라푸 부족장을 추앙하는 상징은 이곳 도시이름을 라푸라푸시로 명명한 것에서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세부'라고 부르는 지명은 세부라는 큰 섬과 세부시 및 이에 부속된 섬과 작은 도시 일체를 망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굳이 구분을 짓는다면 막탄섬에 있는 도시의 정확한 이름은 라푸라푸市다.
내 짐작이 틀린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내 개념으로 보면 '세부'는 광역시, '라푸라푸'는 기초시라고 해도 될런지..?
대나무끝에 메달아 하늘높이 세워 둔 동물들의 두개골과 그 아래 나란히 세워 둔 부족 전사들을 상징(?)한 가면은 무슨 뜻일까..?
마젤란 십자가와 바실리카 델 센 니노 성당
세부시청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아래 종각모양의 삼각형 지붕 건물이 마젤란 십자가 기념물이고 그 뒤편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실리카 델 센 니노 성당이다.
마젤란 십자가는 여행지 정보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듯이 그냥 십자가 하나만 뎅그러니 서있다.
이 기념물을 보호하기 위한 작은건출물 천정에 그려진 벽화가 그나마 썰렁함을 덜어준다.
바실리카 델 센 니노 성당
마침 성당을 찾은 이날은 필리핀의 공휴일이었다.(아마도 성모마리아 탄생일이었다고 한 것 같다)
성당을 찾은 관광객도 많았고, 성당 안에서는 미사가 집전 중이어서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다.
성당 맞은편 건물과 좌우에 도열한 석상들
성당건물 앞 골목풍경, 인파가 어느정도 빠져나갔을 때의 모습이다.
역시 세부시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산페드로 요새
요새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으나 규모나 시설을 보니 실전용이었다는 실감 보다는 기념공원을 조성한 것처럼 아담하다.
그렇지만 실제로 세부의 주요 항만시설이 밀집된 곳이어서 군사적 요충지였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 요새는 필리핀이 외침에 대비해 만든 요새가 아니라 필리핀을 침탈한 스페인이 식민지를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산페드로 요새는 밀림의 법칙처럼 약육강식이 판을 치던 근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다.
그러나 지금 그 내부는 역사의 아픔과는 거리거 멀게 느껴지는 낭만적인 공원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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