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메르스와 온 습도 상관관계에 대하여

질고지놀이마당 2015. 6. 18. 23:01

대한민국 호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라는 지뢰 하나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세월호 때도 그랬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가치가 없는, 밥이나 축내는 식충이나 마찬가지다.

지금보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도 나라에 역병이 돌면 이보다는 낫게 대처하지 않았을까?

정부는 물론 방역당국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메르스에 안걸리려면 내 몸 내가 지켜야 한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의견들을 많이 쏟아내는데 어떤 것은 오히려 판단을 헷갈리게 만든다.

메르스와 온도와의 상관관계가 대표적인 예이다.

중동의 기후 특성은 고온이며 건조한 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메르스 발병지역인 사우디의 기후와 다르면 다를수록 메르스 바이러스의 활동은 위축될 것 같다.

그런데 '전문가' 들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으니까 더 헷갈리는 것이다. 

 

메르스와 온습도와의 관계를 주장하는 '전문가'나 이를 보도하는 언론기사를 검색해 보면 습도에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한다.

즉, 습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메르스 바이러스의 생존시간은 짧아진다는 주장에는 이설이 없다.

생존기간이 짧다는 것은 활동력(즉 전파 가능성)도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봄부터 가뭄이 심한데다가 일찍 여름날씨가 찾아와서 건조한 기후가 메르스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따라서 메르스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고, 실내에 가습기를 튼다든지 작업현장에 습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는 도움이 될 것 같다.

 

문제는 온도다.

상식적으로 보면 사우디처럼 덥지 않고 추울수록 메르스 바이러스의 활동도 둔화될 것처럼 생각된다.

예컨데 한겨울 날씨처럼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다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맥을 못추지 않을까...(사스는 그 반대였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보통사람이 생각하는 생각과 반대주장이 더 많다.

즉, 온도도 높고 습도도 높은 환경에서 메르스 바이러스 생존기간이 가장 짧았다는 실험 결과를 근거로 내세운다.

그러나 어떤 주장은 온도가 낮아야 바이러스 활동도 둔화된다고 주장하니까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월요일 새벽에 '긴급 최고경영층 지시사항' 이라며 메르스 예방을 위해 실내온도를 25도로 맞추라는 지침이 전달됐다.

지침의 문맥도 그렇고, 이 지침을 긴급히 전달하는 중간관리자들도 온도를 낮추는 것이 메르스 예방을 위해 내려온 조치라고 이해한 것 같았다.

하여간 상명하달에 잘 훈련된 조직체계는 이 조치가 합당한지, 아닌지 확인하거나 '최고경영층'의 진의를 확인하기 보다 일사분란한 시행이 우선했다.

'최고경영층'이 어느선을 지칭하는지, 실제로 '최고경영층 지시사항'인지, 해당부서에서 지침의 강제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층 지시라고 표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메르스가 고온일수록 활동력(전파력)이 떨어지는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좀 덥더라도 에어컨 켜지말고 참는 것이 옳다.

반대로 저온일수록 메르스가 맥을 못추는 것이 확실하다면 에너지 절약보다 우선해서 현장이나 사무실 온도를 대폭 낮춰야 한다.(추우면 옷을 더 입더라도)

만에 하나 회사 내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로 인한 직간접 손실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침을 하달하기 전에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것은 어느것이 메르스 바이러스를 때려잡는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확인이었다.

메르스 전파를 막는데 도움이 되는 확실한 처방이라면 사무실 근무자든, 현장 작업자든 조금 덥거나 쌀쌀함을 참는 것 기꺼이 동의 할 것이다.

정부나 회사에서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못지않게 각 개인들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