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정년퇴직자, 얼마 후에 내모습입니다.

질고지놀이마당 2015. 12. 22. 11:22
회사 사내게시판(공유마당)에 올린 글 /( 2015. 12. 18. 금) 

화요일 현재 조회건수가 5,300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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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올해 정년퇴직을 하시는 교육대상자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다.
  "정년퇴직자 교육이 있어 간다고 했더니 직속 상급자가 '협조전 안 왔으니 근태인정 못해준다'고 하는데 어떻하냐?"

순간, 속된 말로 꼭지가 확 도는 느낌이었다.
"협조전 분명히 보냈고, 명단에 있는 것 맞는데요?"
그렇지만 혹시 착오가 있을지도 몰라서 재차 확인해보고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실은 확인을 하나마나 착오가 없었기 때문에 지난 주부터 시작하여 오늘 마지막 차수를 남겨두고 있는 것 아닌가?
3시간짜리 전직특강은 퇴직하면 바로 당면하게 될 실업수당, 국민연금, 재취업 정보 등 그야말로 실사구시적 교육이다.
올해 정년퇴직하시는 대상자(울산공장) 402명 중에서 95% 가까운 높은 참석율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

협조전을 그 부서에서 처리했는지, 최종 담당자가 누군지, 명단에 누락되지 않았는지 꼼꼼히 체크해 봤지만 착오는 없었다.
다시 전화를 해서 절차 다 거친 권리니까 그 상사가 근태인정 해주든 말든 책임 질테니 교육 참석하시라고 했다.
그리고 협조전을 최종적으로 처리한 그 부서 담당자 및 사무실 중간관리자와 통화하여 조치를 요청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퇴직지원센터로 옮겨온지 만 1년 되었는데 교육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경우를 종종 겪게 된다.
퇴직(예정)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는지조차 몰라서...
혹은 알기는 했지만 일이 바빠서, 신청을 하고도 부득이한 사정 때문에...
알게 모르게 '업무 바쁜데 교육 가느냐'는 무언의 분위기가 압력처럼 작용할 수도 있고,
본인 스스로 알아서 처신하는 상황이기도 하다는 건 '안봐도 비디오'처럼 미루어 짐작되는 현실이다.


물론 방대한 조직체계상 협조전을 보내면 당사자들에게 전달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 업무를 담당한 뒤로는 협조전에만 의존하지 않고, 업무게시판과 필요에 따라 이곳 공유마당에도 공지를 병행한다.
또한, 본인에게 교육안내 문자메세지도 발송한다.(단, 오토웨이에 휴대폰 번호가 없거나 틀린 경우는 도리가 없음)
따라서 교육이 있는지 자체를 몰라서 못 왔다는 경우의 절반은 자신의 귀책사유이기도 하다.

필자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다음 두 가지의 경우다.


첫째, 정년퇴직자의 경우 대부분 30~40년 한 직장에서 일하다가 퇴직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인데도 '일을 우선하는 사고방식'이다.
이제는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함을, 그리고 정년퇴직 이후에 새롭게 도전하고 헤쳐나가야 할 인생 이모작을 더 고민해야 할 때 아닌가?
연말이 정년이니까 이제 보름정도 남았는데도 일 때문에 교육을 못오겠다고 하시는 분, 교육 마치고도 현장에 들어가 봐야 한다고 하시는 선배님...
그 끝없는 책임감(사명감?)이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안쓰러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놓아야 할 때가 있는데 퇴직하는 순간까지도 일을 부여잡고 있다가 막상 퇴직하고 난 다음날 부터의 변화된 환경이 낯설고 당황스럽지 않을까...?

둘째, 직계 관리자나 동료들, 범위를 좀 더 넓혀서 말하면 회사의 조직 문화다.
누구나 때가 되면 회사를 떠나는 날을 맞게 된다.
앞에 사례의 전화를 받고 '꼭지가 확 도는' 느낌을 받은 것은 평소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삶의 태도가 그 하나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자신도 나이가 차면 정년퇴직을 맞을 텐데 어떻게 그런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낼모레 정년퇴직하는 선배가 퇴직자 교육을 받으로 간다고 하면, 어서 가시라고 하는게 기본 아닌가.
없는 교육이라도 찾아서 보내드려야 마땅할 터에 있는 교육조차 안된다는 말부터 하다니!

협조전을 못받아 봤다면 확인부터 해 보는 것이 순서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이 글이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위와 같은 착오는 누군가의 실수에서 비롯됐을 것이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생겼더라도 풀어가는 방식이 긍정적이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방식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직급이나 직책이 그리 대단한 벼슬도 아니고, 내려놓고 나면 허망하기 짝이없는 흘러가는 강물같고 구름같은 것이다.
우리회사야말로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난 30년간을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55년생부터 63년생까지의 '고참'들이 많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정년퇴직자가 늘어나게 되어 60년생이 정년퇴직 할 때는 2,300명을 넘고, 63년생 정년퇴직 때는 3,000명을 넘는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는 2013년 단체협약에서 정년퇴직자의 퇴직준비를 체계적으로 돕기 위한 합의를 통해 'HMC퇴직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그 '베이비부머 세대'의 맏형인 55년 선배님들이 첫 정년퇴임을 열흘남짓 앞두고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황금기라 할 기간을 오롯이 한 직장에서 일하다가 명예롭게 정년퇴직을 맞는 인생의 선배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배님들이 퇴직 후에도 회사나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아름다웠던 추억을 많이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후배들의 도리라 생각한다.

오늘 떠나는 선배님의 모습이 곧 매년 이어지게 될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사족을 붙이면, 퇴직준비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노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그리고 노사가 협력해서 해야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는 중요한 사업이다.
이후에도 계속될 정년퇴직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에 당사자의 참여는 물론, 노사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 <끝>


<부 록>
퇴직지원프로그램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내용으로 채워지며, 교육생이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는 경험을 체험하게 됩니다.

어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지 맛보기 사진을 몇 장 첨부합니다.
보다 상세한 화보는 아래 링크한 주소를 클릭해 보시면 바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생애설계 55세과정 교육진행 화보" 엑기스 모음" 바로보기

http://blog.daum.net/jilgoji/7163750


참가자들이 그림으로 그린 "10년후 특별한 나의 하루"
http://blog.daum.net/jilgoji/7163735


hmc퇴직지원센터 카페
http://cafe.naver.com/hmcsenior


생애설계 55세과정 전용카페(HMC 성인지모-공적인 생 이모작을 원하는 임)
http://cafe.daum.net/sn4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