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제보민원 현장확인/ 박상진호수공원 자귀나무 벌목

질고지놀이마당 2020. 4. 8. 11:50

2020. 4. 7. 화. 맑음

 

시민정신 투철하고 기록도 꼼꼼히 하는 시민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현장확인을 다녀왔다.

제보에는 북구 송정동에 있는 박상진호수공원에 있던 아름다운 자귀나무를 잘라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먼저 북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회신받은 답변 내용을 납득할 수가 없어서 환경단체에 다시 제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구청에 제기했던 민원내용 파일을 함께 보내왔는데 생전의 아름다운 자태를 기록한 사진이 있었다.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운 생전의 자귀나무 사진이다.(사진출처 : 제보하신 시민 제공)


이곳에 자라던 자귀나무는 영롱한 꽃을 피웠을 때는 물론이고, 평소의 자태도 아름다웠음을 보여준다.

그런 나무가 어느날 싹둑 잘려나갔으니 얼마나 속상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보해주신 분도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서 이렇게 사진을 갈무리 하고 있었을 것이다.(제보하신 시민이 제공한 사진)



현장답사를 통해 잘려나간 그루터기만 확인했다.

저수지 가장자리에 있을거라 생각하고 호수공원을 한바퀴 다 돌면서 살펴봤으나 제방 위에 있었다.



나무를 왜 베어버렸는지 현장을 확인하니까 이해가 되었다.

제방은 안전관리가 최 우선이어서 큰 나무가 자라도록 놔두지 않는 것이 상식이고 불문율이다.

그런데 자귀나무가 수십년 자라도록 놔뒀기 때문에 호수공원을 찾는 시민들로서는 아름다운 나무를 베어내는 이유를 납득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북구청에서 민원인에게 답신한 공문을 다시 확인해 보니까 원래 저수지를 관장하는 농어촌공사에서 취한 조치였고 북구청은 중간에서 전달을 한 것이었다.


자귀나무에 대한 소개 - 나무위키에서 인용

Albizia julibrissin
학명은 페르시아어로 '비단 꽃'이라는 뜻의 굴리 아브리샴(گل ابریشم)에서 따왔다.
콩목 콩과 미모사아과의 식물. 짜귀대나무(서남방언), 짜구나무, 합환목으로 불리기도하며, 키는 5~15m다.

정원수로 자주 쓰는 나무. 이름의 유래로는 자는 일은 귀신같이 맞춘다고 하여 자귀나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낮이 되면 잎이 열리고, 밤이 되면 잎이 닫힌다. 이 밤낮에 따라 잎이 열리고 닫히는 모습이 낮에는 때문에 떨어지고 밤에는 때문에 합치는 부부의 모습과 같다고 하여 합환목, 부부목, 사랑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때문에 과거에는 갓 결혼한 부부를 위해 마당에 심기도 했다. 저녁에 잎이 잘 닫히면 금슬이 좋은 것이고 잎이 잘 닫히지 않으면 불화가 나고 있다나. 미모사와 비교해서 접촉에 반응을 덜 하지만, 밤낮에 따라 접히고 열리는 거랑 콩과 식물, 그리고 잎 모양도 비슷하다는 점에서 많이 닮았다. 그리고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잎을 닫는다는 얘기도 있다.


아름다운 자귀나무 꽃 / 사진출처 : 인터넷 이미지 검색 




잘려나간 자귀나무 그루터기를 찾느라 호수공원 산책로를 한바퀴 돌면서 확인한 현장이다.

산책로 데크를 관리하면서 버드나무 성장에 지장을 덜 주려고 완충재를 감아서 밧줄을 묶은 배려가 눈에 띈다.

앞서 중구청에서 관리하는 태화강가 산책로의 쇠줄로 묶어놓은 나무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중구청에서 관리하는 산책로에 쇠줄로 묶어놓은 현장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자 돌아온 답신이 그 나무를 베어버리겠다고 했다는~ㅠㅠ

관련 글 바로가기 http://blog.daum.net/jilgoji/7164753


답사를 마치고

이번 제보민원은 민원제기 내용과 관계기관 답변을 꼼꼼히 봤으면 현장답사를 나오지 않아도 될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시민제보나 현장답사가 무의미 한 것은 절대 아니다.

환경보호는 환경단체나 환경운동가 몇 명이 해결사처럼 나서서 이뤄지지 않는다.

시민 누구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관찰하고, 이상하다 싶으면 관할 지방자치단체든 시민 환경단체든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정신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울산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들이 보내주는 제보민원을 허투로 취급하지 않는다.

서류와 사진만 봐도 어느정도 판단이 가능한 사안일지라도 현장확인을 꼭 하는 편이다.

이번 건의 경우도 현장답사를 통해서 다른 시설물도 꼼꼼히 살펴보았고, 공무원들이 일하는 자세도 살펴 본 성과가 있었다.


나무를 대하는 태도에서 중구청 담당자(혹은 관리자)와 북구청 담당자는 달랐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무조건 비판이나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꼭 확인해서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잘못하는 것은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제보를 해주신 북구주민 이 **님께 감사드린다.


북구 송정동 박상진호수공원 약도와 산책로 풍경

베어낸 자귀나무는 저수자 제방 상단에서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