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코로나19의 경고와 교휸

질고지놀이마당 2020. 4. 23. 08:33

4월 16일자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노조신문에 기고한 내용이다.



[세상을 뒤엎은 코로나 19의 경고와 교훈]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현대문명을 비웃듯이 세상을 확 뒤엎고 있다. 초강대국과 경제대국도 별수 없고, 오만하던 트럼프조차도 굴복시켰다. 최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한 항공모함과 잠수함도 간단하게 무장해제 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서방의 경제 강국들에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 그러나 그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학생들을 집에 가둠으로써 학교를 텅 비웠고, 공장도 시장도 멈춰 세웠다. 국제교류를 2세기 전쯤으로 돌려세우고, 불과 두 달 만에 국가 경제를 반토막 내었으며, 국민의 삶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많은 불편과 고통을 안기는 한편으로 일깨워 주는 교훈도 참으로 많다. 예방수칙 지키지 않고 확진자와 접촉하면 감염은 평등했다. 예방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은 질병 앞에 억만장자 부자나 권력자들은 더 불안했을 것이다. 공장 가동과 자동차 운행을 줄임으로써 공기가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기상학자들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지 못하면 대멸종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해도 쇠귀에 경 읽기였는데 코로나바이러스는 기후위기 해결책을 단방에 보여줬다. 늘 바쁘게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사는 한국인들에게 한 템포 쉬어가도 별일 없다는 것도 알려줬다.

 

코로나 19는 그 어떤 교육이나 캠페인보다도 우리네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 가는 중이다. 자주 깨끗하게 손 씻기, 대화 중에나 기침이 나올 때 조심하는 예절 확실하게 학습시켰다. 회식하면서 술잔 돌리지 않고, 찌개 냄비 하나에 여럿이 숟가락질 않을 것이며, 반찬은 앞접시에 덜어서 먹는 것이 기본상식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재택근무가 특별한 기업,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게 되었고, 학교를 반드시 등 하교해야 공부를 할 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일깨워 줬다. 부부 및 부모와 자식 간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떨어져 사는 경우 안부를 종종 묻게 되는 것도 코로나 19가 만든 변화다.

 

의료계 전문가와 환경학자들 중에서 신종 바이러스 출현이 잦아지는 이유가 환경오염 및 자연훼손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편리함만 취해서 마구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및 비닐로 인한 환경오염. 각종 유해물질 배출로 인한 대기질 및 수질오염. 무분별한 개발로 숲이 빠르게 사라지는 만큼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 가능성도 확대 되는 것 등등이 신종 바이러스 출현과 비례하는 것 같다. 코로나 19는 현대문명을 과신하고, 너무 많은 것을 누리는 인류를 향한 경고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재앙이고 고통이지만 코로나 19가 전하는 경고의 메시지를 제대로 깨닫고 지금부터라도 자연환경과의 공존을 모색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